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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쾅쾅쾅!
귀 따가운 굉음 소리에 남궁대강은 눈살을 찌푸렸다. 홍모량과 적패문의 격돌은 내리는 비를 역류시켰고, 젖은 땅에 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각기 무적을 자랑하던 고수의 대결답게 장관이었다. 분명 오늘의 싸움은 두고두고 회자되리라.
“지금 정신 어디다 두고 있는 겁니까!” 당심한의 표독스러운 목소리에 남궁대강은 짧게 답했다.
“아, 미안.” 당심한은 홀로 고목인 둘을 상대하고 있었다. 당심한의 손이 허리에 착용한 당보낭에 들었다 나올 때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굵기의 우모침(牛毛針) 수십여 개가 고목인을 향해 쏟아진다.
하지만 고목인들은 맨몸으로 받아 내며 거리를 좁혀 오기만 했다.
간혹 당심한이 당문십대암기인 당문전(唐紋錢)이나 철선표(鐵線鏢)를 날릴 때에나, 조금 몸이 상하는 듯 뒤뚱거리며 밀려날 뿐이었다.
‘독을 쓸까?’ 당심한은 고개를 저었다. 비가 이처럼 내리는 날이니, 독을 사용하기도 곤란했다. 오히려 같은 편이 당할 수 있다.
신창이가의 무인들 따위가 중독사할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고목인들의 독살시킬 정도의 것을 사용하려면, 남궁대강이 당할 수도 있다.
당심한은 자신의 용독술의 수준이 아직 경지에 오르지 못한 것을 탓하며, 조부인 당배종이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조부님이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당배종은 황금대부 황보동을 노려본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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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한은 오픈홀덤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움직이면 당한다. 당배종에게 황보동은 그 정도로 위험한 상대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신창이가의 무인들이 생각보다 잘 싸워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강만위와 그의 동료인 마른 청년은 합공으로 고목인 다섯을 상대하는 월등히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 하여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었다.
황금대부가 언급한 은형동막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들리는 대로라면 그들의 암격은 무섭다.
일격이살(一擊二殺)이라지 세이프게임 않던가.
은신과 암행으로 접근한 후 필살의 기회를 노려, 스스로의 목숨조차 버리며 암격한다 했다.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건, 단 한 번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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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마음뿐이건만, 어이없게도 남궁대강은 여유가 넘쳤다.
그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면, 고목인 셋 정도는 감당할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남궁대강은 하나만을 상대하며 설렁설렁 주변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당심한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고목인들이 거리를 좁혀 왔다.
당심한은 철선표를 뿌려 그들을 뒤로 물린 후 소리쳤다.
.

“맹주! 정신 파워볼사이트 차리시오!” 남궁대강은 시끄럽다는 듯 창궁신검을 세차게 휘둘러, 상대하던 고목인을 가격했다.
칼과 몸뚱이가 부딪쳤는데, 고목인의 살갗 위에 스친 자국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창궁신검은 파워볼게임사이트 검신 남궁수가 애병으로 삼았을 정도의 명검이건만.
남궁대강은 혀를 내두르며, 당심한에게로 물러났다.
“혹시 화포 같은 거 가지고 있냐?”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나. 당심한은 쌍심지를 켜고 남궁대강을 노려보았다.
그사이에도 당심한의 손은 고목인들을 향해 우모침을 퍼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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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대강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솔직히 말해 보자. 전력을 다하면 너 몇이나 죽일 수 있겠냐?” 또렷한 눈동자가 드물게 진지해 보인다.
당심한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셋입니다.” 남궁대강은 턱으로 당심한의 수투를 가리켰다.
“그 화포를 써도?” 알고 있었는가.
“……다섯입니다.” “고작? 젠장이네. 나도 다섯밖에 자신이 없는데.” 열둘 중 열을 죽이면, 둘이 남는다. 남은 둘을 신창이가의 무인들에게 맡기면 이 상황은 충분히 마무리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뒤는?
은형동막은?
그 뒤로 이어질 백기련의 공격은?

홍모량과 당배종이 무사하다면 문제 될 것이 없으나,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것을 자신하기가 힘들다.
만약 홍모량이 적패문의 손에 죽는다면?
당배종도 죽는다. 그러면 이 자리는 모두의 무덤이 될 것이다.
남궁대강은 그사이 다가온 고목인을 튕겨 내고, 당심한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의제, 상황 봐서 우리 둘만이라도 튀자.
당심한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그러다 다시 표정을 가누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요! 그게 단심맹주나 되는 사람이 할 말이요!” 남궁대강은 드물게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단심맹주이니까 할 말이다.” “네?”
“나는 이렇게 죽어서는 안 돼. 죽더라도 격에 걸맞은 자리에서 죽어야 한다. 그것이 단심맹의 맹주라는 자리의 의무이다.” 당심한은 더듬더듬 말했다.
“……그러면 조부님과 홍 장로님은 어쩌라고…….” “버린다.” 차가운 한마디!
당심한은 심장이 찔린 기분이었다.
남궁대강의 차가운 눈동자와 당심한의 놀란 눈이 마주쳤다.
그때 어디선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악!” 신창이가의 무인 하나가 흑의인 하나와 뒤엉켜 쓰러지고 있었다.
대체 저 흑의인은 어디서 나타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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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형동막의 살수이다. 그놈들이 드디어 움직인다. 이렇게 한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 위험하다. 결정을 보아야 한다.
당심한은 경계하며 다급히 말했다.
“나는 남겠습니다.” 남궁대강은 고개를 저었다.
“허락할 수 없다.” “내가 없이 혼자라도 빠져나갈 수 있지 않소!” “다음은? 다음을 위해 너를 데려가야 한다. 너의 능력이 필요해.” “그러니까 죽더라도 이다음에 죽어라?” 남궁대강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욕 나옵니다.” “해라. 들어 주마. 대신 내 명을 따라라.” 또 어디선가 비명이 울렸다.
“으아아아악!” 조금 전 죽은 이가 무인과 비슷하게 또 하나가 죽어 가고 있었다.
당심한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떨렸다.
“으아아아아악!” 결정을 재촉하든 듯 신창이가의 무인 중 또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갔다.
남궁대강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가자.”
당심한은 거의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이런 씨버어어어얼!” 그 순간 당심한의 수투가 번쩍이더니, 검지에서 무언가를 뿜어냈다.
콰아아아앙!
그러자 당심한을 상대하던 고목인 하나가 몸통이 뻥 뚫린 채 주저앉았다.
당문삼황병 중 천병(天兵) 복희포(伏羲砲)!

백 년 전 당시 가주였던 독왕에게 십대마소 중 삼인자였던 마도소의 목숨을 가져다주었다는 신병!
포위진의 일각이 무너지자, 남궁대강은 바로 사이를 뚫고 빠져나갔다. 그리고 당심한 또한 달라붙을 듯이 그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이 빠져나가는 것을 본 황금대부가 몸을 날렸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당배종이 철전표를 날렸고, 황금대부의 어깨는 피로 물들었다.
황금대부는 몸을 멈추고 이를 으드득 갈며, 소리쳤다.
“막아!”
스스스스.
내리는 빗물을 튕겨 내며, 이십여 명의 흑의인이 나타났다.
그렇게 처음 모습을 보인 은형동막의 살수들은 남궁대강과 당심한이 달려간 방향으로 튀어 나갔다.
당심한은 전신의 공력을 다해 경공을 펼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 당배종의 우렁찬 고함이 울려 퍼진다.
“맹주, 무한에서 봅시다!” 모든 걸 짐작하고 있었던가?
당심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앞서 달리는 남궁대강이 소리쳤다.
“사부! 내총찰! 무한에서! 꼭! 만납시다!” 흡사 울부짖는 듯한 고함은 빗줄기를 뚫고 온 하늘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스윽.

“으윽!”
당심한은 허벅지에서 이는 통증을 참아 내며, 우모침을 날렸다. 암격을 시도한 살수는 정수리가 꿰뚫린 채 바닥에 쓰려졌다.
당심한은 서둘러 점혈하여 피를 멎게 한 후, 그사이 거리가 벌어진 남궁대강을 쫓았다.
벌써 일곱 번째였다.
은형동막의 살수에게 입은 상처는 깊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몇 번 더 당하게 된다면 위험할 듯싶었다.
몇이나 될까?
잠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얼핏 숫자를 세어 보니 스물이 조금 넘는 것 같았는데…….
고민하는 사이 당심한은 남궁대강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남궁대강은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묵묵히 앞만을 보며 질주할 뿐이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공격까지도 당심한이 막아 주고 있건만, 당연하다는 듯하다.
당심한이 남궁대강과 알고 지낸 햇수가 이십 년이다. 하지만 오늘 같은 모습은 처음이었다.
아니, 이게 바로 남궁대강의 진정한 면모인지도 몰랐다.

천하를 주재하는 위치에 오른 이들은 보통의 사람과 다른 사고를 지닌 것인가?
영웅이나 효웅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용과 같다고 했다. 사람의 외양을 하고 있으나, 뭔가 다른 것을 보고 기이한 행각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천 명을 죽이는 것을 예사로 여기면서도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눈물짓기도 한다던가?
알고 싶었다.
의형은 단심맹의 영화를 가져올 영웅이 될까, 아니면 두고두고 욕을 먹을 효웅이 될까?
시선을 느꼈는지 남궁대강은 슬쩍 돌아보며 물었다.
“의제, 힘드냐?” 당심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견딜 만합니다.” “그래. 견뎌라. 아직 길이 멀다. 그리고 나중에 추적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자리가 오면, 이걸 써라.” 남궁대강은 품에서 가죽 하나를 내밀었다.
당심한은 받아 든 후, 넓게 펴 보았다.
사람의 얼굴 가죽, 인피면구였다. 그 용모가 남궁대강과 같았다.
당심한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졌다. 이것을 쓰고 적들을 유인해 달라는 건가? 그러니까 대신 죽어 달라는 거지?
“미안하다.” 당심한은 인피면구를 접어 품에 넣으며, 씩 웃었다.
“정말 미안은 합니까?” “……미안하다.” “그럼 되었소. 응?” 전면, 이백여 장 정도의 거리를 두고, 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 인영이 보였다.
천라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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